클롭 '우승 위해 많은 사람들 노력…나는 그저 행운아'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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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 "우승 위해 많은 사람들 노력…나는 그저 행운아"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클롭 "우승 위해 많은 사람들 노력…나는 그저 행운아"
입력 : 2020-06-26 19:27:16수정 : 2020-06-26 19:51:12게재 : 2020-06-26 19:51:19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된 26일 클롭 감독이 자택에 도착해 인터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리버풀에 30년 만의 리그 우승을 안겨준 위르겐 클롭 감독이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리며 "나는 그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EPL 선두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2위 맨체스터 시티가 첼시에 2-1로 패배하면서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리버풀은 31라운드 현재 이미 승점 86을 쌓아 남은 7경기에서 전패하더라도 맨시티보다 우위를 차지한다.
스카이스포츠 화상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으며 달글리쉬와 제라드 등에게 영광을 돌린 클롭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 인터뷰에서 자세한 심경을 전했다.
이날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리버풀이 챔피언이 된 것에 대한 심정을 요약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못할 것 같다. 그것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또 다시 눈물이 흐를 것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클롭은 "온갖 감정이 교차한다. 안심이 되면서도 행복하고 자랑스럽다"며 "선수들이 이보다 자랑스러울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리그가 재개될 수 있어 행복했다면서 맨시티의 패배로 우승이 확정된 순간 감정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클롭 감독은 "경기가 끝나기 5초전 카운트 다운을 했는데, 주심이 우리보다 카운트 다운을 늦게 해 패스를 두 세번 더 돌리는 걸 봐야했다. 그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정말 순수하게 좋은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휘슬이 올린) 직후에, 나는 뭔가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믿을 수 없지만, 바로 그 순간에는 행복하지 않았다"면서도 "난 괜찮아질테니 아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는 "이보다 행복할 수는 없다. 이런 일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고, 솔직히 작년까지도 그랬다"면서 "3년 전 우리는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작년에는 정말 가까웠다. 선수들이 지난 2년 반 동안 꾸준히 보여준 일관성은 믿을 수 없고,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난 우리가 어떻게 항상 그렇게 해올 수 있었는지 알 길이 없다"며 "아주 좋은 예로, 지난 밤(크리스탈 팰리스전) 우리는 경기장이 꽉 차서 모두가 '리버풀'을 외치고 있는 것처럼 플레이했다. 그건 멋진 순간이었다.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 우승 자축하는 리버풀 선수들. 리버풀 공식 SNS 제공리버풀 선수들은 첼시와 맨시티의 경기를 호텔에 모여 지켜봤다. 경기가 종료될 때 선수들이 다함께 카운트다운을 하며 환호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선수들이 이처럼 함께 모여서 우승의 순간을 즐긴 배경에는 클롭이 있었다. 그는 "오늘 아침 우리는 무언가 해야하는게 아닌가 생각하기는 했는데, 강제적이어서는 안 되지 않나 생각했다. 운전을 꽤 해야하는 선수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클롭은 반대했다. 모두가 의무적으로 모이도록 한 것이다. 클롭은 "나는 더 경험이 있었고, 혼자 집에서 우승의 순간을 보는 선수는 평생 후회할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매일 같이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다들 일주일에 두 번씩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훈련을 재개한 뒤 모두가 괜찮았다"며 "그 순간을 함께한 것은 환상적이었지만, 우리는 바깥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도 함께 했다. 우리는 여기 있고, 그들은 다른 곳에 있지만, 우리 모두 하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롭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번 리그 우승이) 거기 있는 바로 여러분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라며 "여러분도 지난 밤 경기를 보며 그 감정을 느꼈기 바란다. (이번 우승은) 정말 많은 사람을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30년 만의 리그 우승 확정 후 안필드 인근에 모여 기뻐하는 리버풀 현지 팬들. EPA연합뉴스그러면서 "케니 달글리시와 그레엄 수네스가 다른 인터뷰에서 내게 말을 해줬는데, 그들은 우리에 대해 아주 긍정적이었다"며 "그것만으로 좋았지만, 이 클럽은 그들이 해온 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빌 샹클리와 밥 페이즐리, 그리고 페이건과 다른 모든 이들이 클럽을 만들었다"고 추켜세웠다.
제라드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클롭은 "선수들…지난 20년 간은 제라드의 두 다리로 이 클럽이 세워진 것이다"라며 "그는 두 어깨에 모든 짐을 짊어지고 그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 우리가 그에게도 트로피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또 30년 간의 기다림을 끝낸 것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 "30년 전…그때 나는 23살이었고, 솔직히 리버풀과 함께 우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나는 그럴 능력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30년 후 나는 훌륭한 스태프들 덕에 여기에 있다"며 스태프들과 비서, 구단주 존 헨리의 이름 및 노고를 하나하나 열거했다.
클롭은 그러면서 "이 우승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 그들은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나는 그저 운이 좋아 이 순간 여기 앉아있는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일부일 수 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June 26, 2020 at 05:5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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