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스크] 巨與 176석, 운 vs 실력 - 오피니언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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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76석의 권력은 엄청나다. 입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이
그러나 176석의 권력은 엄청나다. 입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이 대표가 그 힘을 손에 쥐었다고 느끼는 순간, 겸손은 흩어질 수 있다. 권력의 오만에 빠질 수 있다. 그 유혹을 이기려면 대단한 절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 대표와 여당은 지난 총선 결과를 겸손하게 해석하는 게 어떨까 한다. 여당이 176석을 얻은 건 운에 크게 힘입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여당이 자기 실력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을 버리라는 뜻이다. 물론 여당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가장 좋아한다는 다음 방정식을 보면 얼토당토않은 얘기는 아니다. `성공=실력+운. 대성공=약간의 추가적 실력+상당한 운.` 불확실한 세상이다. 성공에 운이 따라야 한다는 건 당연한 얘기다. 총선 압승 같은 대성공에는 큰 운이 따라야 한다.
실제로 여당은 총선 운이 좋았다. 코로나19 방역 성공이 선거 이슈를 덮었다. 이전 정권에서 메르스와 사스를 거치면서 쌓은 방역 실력이 효과를 발휘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이 점을 들어 "한국에는 플레이북이 있었다"고 했다. 현 정부가 그 덕을 보았으니 운이 좋았던 셈이다.
그러나 대개 승자는 운을 인정하지 않는다. 승리는 자기 실력 덕분이라고 믿는다. 냉철한 이성을 강조하는 스토아 철학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윌리엄 B 어빈 라이트주립대 교수의 일화가 기억난다. 그는 아마추어 조정 선수다. 몇 년 전 연령에 핸디캡을 주는 1000m 경주에 나갔다. 시합이 끝난 뒤 주최 측은 어빈이 금메달이라고 발표했다. 어빈은 동료들에게 자신의 우승 전략을 자세히 설명하며 자랑했다. 그런데 웬걸, 주최 측에서 연령 핸디캡을 잘못 계산했다며 순위를 다시 발표했다. 어빈이 꼴찌였다. 제대로 망신을 당한 셈이었다. 어빈의 경험은 `좋은 성과는 내 실력 덕분`이라고 믿는 인간 본성을 드러낸다. 꼴찌를 하고도 1등 스토리를 만드는 게 인간의 마음이다.
이 같은 본성은 심리 실험에서도 입증됐다. 심리학자 폴 피프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1대1 모노폴리 게임을 시켰다. 그러나 이 게임은 승자가 미리 정해져 있었다. 한쪽이 이기도록 조작돼 있었다. 그러나 승자는 게임이 끝난 뒤 연구팀에게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장황하게 설명했다. 반면 상대에 대한 배려는 잃었다. 게임 중 상대에게 "너는 돈을 곧 다 잃게 될 거야" 등의 말을 했다.
지난 총선이 끝난 뒤 여당의 마음이 이와 달랐을까. 그들도 사람이다. 모노폴리 게임 승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만 같다. 실제로 여당의 행태는 이를 입증한다. 여당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독식했다. 패자에게 관례적으로 주어졌던 몫마저 가져온 것이다. 부동산3법 등도 국회 소위 심사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 그 근저에는 `국민이 176석을 준 건 우리의 실력을 믿은 것이고, 그 실력을 발휘하라는 뜻이야`라는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다.
정말로 여당이 그만큼의 실력이 있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운에 힘입은 바가 크다면 여당은 크게 긴장해야 한다. 성적은 결국 평균으로 회귀한다. 이번에 대운으로 성적이 좋았다면 다음번에는 성적이 크게 떨어질 확률이 높다. 게다가 운을 실력으로 믿는 과도한 자신감에 빠진다면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여당이 겸손으로 국정 운영의 진짜 실력을 쌓았으면 한다. 이 대표가 고개를 90도 숙인 게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기를 기대한다.
[김인수 오피니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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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3, 2020 at 10:0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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