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일푼서 시총 1조 회장 등극…`사람만 남았다` 저자 한의상 회장 스토리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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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대주주라고 하지만 사실 일반인 사이에서는 생소한 이름입니다. 무명이라 할 수 있는 그의 이름을 그나마 찾아볼 수 있는 건 201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우리들제약 경영에 참여하면서지요. 이후 에이치디투자조합을 조성해 올해 6월에는 우리들제약 대주주로 올라섰다는 기사 정도가 가장 최근 일입니다.
그런데 그가 회장 직함을 달기 시작한 후 상장사 우리들제약엔 좋은 일이 많았습니다. 일단 우리들제약 자체가 코로나 신속진단키트 수출허가를 받는 등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더불어 지난해 인수해뒀던 글로벌 체외진단 전문회사 엑세스바이오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답니다. 코로나19 사태 때 주목받으며 시가총액 1조원을 오르내리고 있으니까요. 단순히 보면 `억세게 운 좋은 기업인` 정도로 치부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런데 그가 최근 발간한 책 `사람만 남았다`를 보면 그런 `억세게 좋은 운`이 그냥 온 게 아니었습니다. 그는 1961년생으로 대부분의 여염집이 그랬듯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폐병을 앓아도 딱히 큰 병원 한 번 가보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용접공, 유통사 영업사원 등 갖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평범한 월급쟁이가 사회생활의 시작이었지요. 그랬던 그는 특유의 성실함, 사람 보는 눈, 끈질긴 영업력 등으로 자기의 명함을 계속 바꿔갔습니다. 용접공, 영업사원을 거쳐 모 유통사 영업총괄 대표까지 올라서더니 이후엔 최대주주로 오른 에이치디투자조합을 앞세워 우리들제약을 인수하기에 이르죠.
이런 인생역정이 담긴 책 `사람만 남았다`는 지난 8월 말 발간됐는데요. 발간 2주 만에 9쇄를 찍어 출판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인향만리(人香萬里·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라고 했는데 그만의 특유의 인향이 있다. 이건 단순히 독서 혹은 좋은 사람만 찾아다니며 만든 게 아니다. 다른 이들과 좋건 싫건 부대끼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 인향이다. 그래서 그의 책은 사람 냄새가 잔뜩 난다. 요새 이런 책이 있나 싶다"고 극찬했더랬지요. 기자도 읽어봤는데 `사람(人)과 사람(人)이라는 두 점을 이어 하나의 완벽한 사람과 사람 `사이(人間)`를 만드는 데에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가치가 생겨난다` `100명한테 최선을 다해 잘해줘야 그중에서 1명이 나한테 큰 도움을 준다` `영업은 일이 되게끔 경영하는 것` 등 새겨들을 문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남을 청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책 제목 `사람만 남았다`는 어떻게 짓게 됐나요?
A. 여느 책들도 그러하겠지만 책의 제목은 마지막까지 고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부터 `오늘의 나를 있게 만든 것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태어나 폐결핵까지 걸렸던 내가 오늘날 수조 원대 기업의 수장으로서 수많은 사람들 삶의 터전을 이끌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해보았지요. 뒤이어 얘기하겠지만 `책임감` `끈기` `배려` `몰입` `감사` 등등 여러 가지 단어들이 지금까지의 제 인생을 이끌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귀결은 결국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가난의 굴레에서 옴짝달싹할 수 없던 시절,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제 삶을 지탱해준 것이 바로 `사람`이었던 것이죠. 많은 분들이 저에게 이른바 `성공의 비결(저는 아직 그런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지 않습니다)`을 묻곤 합니다. 저는 그에 대한 답으로 늘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러면 어떤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지만, 적지 않은 분들은그러지 말고 `보다 확실한 비법`을 말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의 답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숱한 성공과 실패의 부침 속에서도 결국 사람만 남습니다. 많은 이들이 성공한 사업가는 일을 통해 사람을 바라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으로 성공한 이들일수록, 돈을 많이 번 이들일수록, 큰 권력을 손에 쥔 이들일수록 사람을 통해 사업을 바라보고, 사람을 통해 돈을 바라보며, 사람을 먼저 살펴 권력을 얻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부끄럽지만 책을 통해서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사람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그리고 사람을 통해 사업을 추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얻은 중요한 철칙 중 하나가 `100명한테 최선을 다해 잘해줘야 그중에서 1명이 나한테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인데요. 이런 인생관의 결과일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 옆에는 좋은 사람, 고마운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정말이지 감사한 일입니다.
Q. 어린 시절 폐병을 앓았고 용접공 보조 등 갖은 고생을 했던 청년 시절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고통을 감내하며 계속 이겨나가는 사례는 알겠는데 이게 `사람`의 중요성을 깨치게 된 계기와 어떻게 연결이 되던가요?
A. 20대의 나이에 저는 폐결핵에 걸렸습니다. 어려운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에 제 몸을 너무나도 혹사시킨 결과였는데요. 책에도 소개됐듯이 세숫물에 쏟아진 핏물을 보다가 그 물로 다시 세수를 하며 `이까짓 거 아무것도 아니다`고 악을 써댔죠.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도 싶습니다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속에서 치솟아 오르는 불안감과 공포를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사람마다 견디기 힘든 현실의 고통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를 것입니다만, 저에게 예나 지금이나 그 해결책은 `사람`이었습니다.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보다 나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컸습니다. 제가 가진 취미 중 으뜸은 등산인데요. 험한 산일수록 챙겨야 할 장비와 준비물이 많고 그 때문에 배낭은 무거워지지만 그 배낭의 무게가 결국은 정상까지 이르게 하는 힘이 되어줍니다. 배낭을 무겁게 하는 비상식량이 없다면 산속에서 조난이라도 당했을 때 어떻게 될까요? `사람`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 우리들 삶이지만, 또한 사람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인생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사실을 비교적 일찍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Q. 책 중간 부분에서 우울증을 앓던 지인 사연이 나옵니다. 거의 삶을 포기할 듯했던 그의 소식을 듣고는 수시로 찾아가고 말 걸고 등산을 제안하고 일부러 찾아가서 같이 외출하되 별 말 안 걸고 늘 옆에 있어줬다는 행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사람에 대한 열정이란 단어만으로 설명하기엔 어려울 듯합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A. 제가 굳게 믿는 신념 중 하나가 `한 사람이 곧 세상의 전부`라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면 100명, 1000명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습니다. 당시 그분은 제 선배였는데요. 우울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어요. 이때 저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제 믿음이 빛을 발했던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영인이지만 또한 한 사람의 자연인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처럼 두세 가지 이상의 역할을 함께 하며 살아갑니다. 각각의 역할은 따로인 듯하지만 사실은 촘촘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제 주위 사람들 한 분 한 분에게 감사하고 배려하고 어려움이 없도록 챙기는 것은 제 가족, 그리고 제 회사의 수많은 사람들을 챙기는 것과 별반 다름없는 일입니다. 결국 그분은 우울증을 극복하고 지금은 등산을 함께하는 든든한 우군이 됐습니다.
지금 우리가 구하는 것은 사람 한 명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천하일 수도 있습니다.
Q. 후배 기업인에게 진짜 사람만 남게 하려면 어떻게 하라고 해야 할지 조언 3가지만 부탁드립니다.
A. 3가지는 너무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웃음). 제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그 사람에게 맞추는 것`입니다. 한 사람에게만 꼭 맞는 맞춤 정장처럼, 어떤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이력을 이해해야 합니다. 책에서 소개한 이야기입니다만, 친하게 지내는 동생 중에 내과의사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인간관계를 어려워하여 만나는 사람들이 제한적이었는데요. 그렇지만 저는 그와 오랫동안 매우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 친구의 어느 한 가지 부분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는 언제나 저를 환자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그는 "아니, 형은 역류성 식도염이야"라고 하기도 하며, 제가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하면, 그는 "아니, 형은 위염이야"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런 식으로 평소 대인관계에서도 환자를 다루듯 이야기하곤 합니다. 마치 직업이 선생님인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면 항상 제자를 가르치듯이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분들과 대화하려면 조금은 힘들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그 사람의 특성, 그 한 가지만 이해한다면 다른 나머지 좋은 장점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면, 상대방이 살아온 과정과 출신 배경 환경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해도에 따라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人)과 사람(人)이라는 두 점을 이어 하나의 완벽한 사람과 사람 `사이(人間)`를 만드는 데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가치가 생겨납니다.
사업적으로 몇 차례 큰 성공과 쓰라린 실패를 맛보면서 저는 사람과 사람이라는 점을 연결 짓는 일을 저의 천직처럼 느껴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참 감사하게도 저 혼자서는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 어쩌면 영원히 생각해내지 못했을 엄청난 사업적 아이디어와 다양한 해결책을 가져다주었습니다.


Q. 이야기가 조금 길어진 것 같은데요. 결국 자신의 주위에 사람을 남기게 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그리고 그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움직이는 것으로 정리하면 될까요.
A. 그래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치지 않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주위에 정말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이 가득 남을 것입니다.
Q. 경영자니까 실무 관련 질문을 해보죠. 영업은 `일이 되게끔 경영하는 것`이라는 특유의 정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 사실 쉬운 건 아니고 무수한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인데요. 책에서 보면 회장님도 본인 사업을 위해 당시 홍콩텔레콤을 설득할 때 무던히도 많이 찾아가고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했는데요. 영업할 때 원칙 혹은 어떤 전략과 태도를 가지라고 조언하실지요?
A. 원칙이나 전략을 말하라고 하시니 조금 쑥스럽습니다. 많은 이들이 `영업`이라고 하면 연구개발(R&D), 생산, 품질, 경영관리 등과 더불어 기업활동의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직 경영` `사업 경영` `기업 경영`식으로 쓰이는 `경영`이라는 단어에 비해 `영업`은 그저 `세일즈`라는 단어로 번역해 기업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저 내다파는 `판매`에 국한해서 생각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오해이자 편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업(營業)`이라는 말은 `경영할 영(營)`자에 `일 업(業)`자를 붙여 만든 말입니다. 즉 `(세상만사 우리의 모든) 일을 되게끔 경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경영`과 같은, 혹은 일반적인 경영의 뜻보다도 훨씬 더 크고 포괄적인 뜻을 담고 있죠. 영어로 `영업`이라 번역되는 `sale`이라는 단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한 어근을 쓰는 수많은 미주, 유럽 구미 각국에서 `sal-`이라는 어근은 돈 또는 경제활동을 의미합니다. 즉 돈을 벌고 쓰는 온갖 우리 경제활동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세일즈`, 곧 `영업`이라는 말입니다. 그러한 영업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업은 반드시 양 날개로 날갯짓을 해야 가능한, 매우 고차원적인 활동입니다. 날개가 하나 달린 새는 없습니다. 새는 양 날개로 날아야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장사의 성패도, 사업의 성공도 모두 양 날개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특히 영업은 한쪽 날개만으로는 절대로 고객의 마음속으로 날아갈 수도, 높은 영업실적으로 날아오를 수도 없습니다. 제가 영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확신`입니다. 저는 일단 제가 써봐서 `나라면 이 가격에 반드시 이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확신이 설 때만 본격적으로 세일즈에 나섰습니다. 이러한 `확신`은 자연스럽게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원하는 성과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Q. 책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스커드`를 제시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이 질문에는 코로나19 전염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A. 우리가 사는 세상은 1년 후는커녕 한 달 후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요. `방향`과 `속도`,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중요해진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개인과 사회, 기업과 정부 모두에 저는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스커드(SCUD)`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S는 `속도`, 스피드(Speed)의 S입니다. `속도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시장을 선도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는 핵심 비결이 될 것입니다. `규모의 경제` 시대는 가고, `속도의 경제` 시대가 더욱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C는 `연결`, 즉 커넥트(Connect)의 C입니다. 각종 모임과 회합이 온라인, 영상회의 등으로 대체되는 시대에는 정보통신과 디지털 기기를 통한 연결성이 모든 일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U는 `편의성, 편리성`, 즉 유스풀니스(Usefulness)의 U입니다. 갈수록 사람들은 편리하고 쉬운 것을 찾을 것입니다. D는 `방향성`, 즉 디렉션(Direction)의 D입니다. 어떤 일을 하건, 어떠한 사업을 하건 중요한 것은 방향성입니다. 저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면 늘 이 `스커드`를 염두에 두고 해오고 있습니다.

Q. 엑세스바이오 투자 결정도 `스커드` 원칙을 따랐다고 책에 나왔던데요.
A. 네. 당시 일부 임원들의 반대 의견이 있었는데요. `진단 사업은 기존 우리의 주력 사업이었던 바이오 분야라고 보기 힘든 사업`이며, `주요 제품이라는 말라리아 진단키트는 아프리카, 남미 등 특정 시장에 국한된 사업`이고, `매출 또한 연 5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그나마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영역이기에 이익률이 제한적인 사업`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낸 것입니다. 하나같이 일리가 있는 이유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결정은 제가 내려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제가 져야 했습니다. 저는 임원들이 안되는 이유의 근거가 되는 재무적 관점이 아니라, 제가 늘 강조하는 스커드의 관점에서 해당 사업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진단 사업이 기존 우리의 주력 사업이던 바이오 분야 사업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C` 커넥트(연결)의 관점에서 보면 향후 진단 사업은 바이오 사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업이 될 것이었습니다. 둘 사이의 연계는 갈수록 확대되면 확대되지 줄어들 리가 없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체돼 있는 것 역시 사실이었지만, 해당 기업이 보유한 진단키트 연구개발, 생산능력에는 잠재력이 있었습니다. 진단키트의 경쟁력을 이루는 두 축 가운데 진단 결과의 정확성, 진단의 편의성과 속도 측면에서 여러 가지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S` 스피드(속도)와 `U` 유스풀니스(편의성, 편리성)의 관점에서 남다른 장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단 사업은 `원격진료`로 대표되는 미래 헬스케어 사업인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biquitous Health Care)의 핵심 요소로서 발전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사업이었습니다. `D` 디렉션(방향성) 측면에서도 분명한 장점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저는 일부 반대 의견들이 부담이 되었지만, 진단 사업으로 스커드를 쏘아올렸습니다. 그렇게 인수한 엑세스바이오는 투자로 탄력을 받으며 달려나가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성장해 날개를 달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기업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A. 글쎄요. 가장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웃음). 심플하게 말하자면, 진부하기 짝이 없지만 `끊임없이 사람을 연결하고 도우려 했던 기업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야기 중 하나는 너무나 흔하디흔한 옛이야기인 `흥부와 놀부`입니다. 흥부는 끊임없이 남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도움을 받은 제비 역시 자신을 도운 흥부에게 금은보화 등의 자산과 소와 하인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제공해 그의 성공을 돕는 존재입니다. 수도 없이 여러 번 그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저는 세상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서는 흥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또 흥부와 세상의 가치 있는 것들을 연결시켜 모두에게 행복한 성공을 가져다주는 제비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를 통해 제 스스로 이 세상에 선한 존재로 남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세상의 수많은 선한 존재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돕는 이로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말하자면 동화 속 제비는 제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그 사람들의 `다친 다리`를 찾아 고치도록 도왔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 지어 그들이 모두 양 날개로 훨훨 날아오르도록 도왔습니다. 바라건대 저의 이러한 삶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로 제 주위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게 가장 소중한 것은 결국 `사람`이니까요.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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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8, 2020 at 01:1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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